content="user-scalable=no, initial-scale=1.0, maximum-scale=1.0, minimum-scale=1.0, width=device-width"> '공간' 태그의 글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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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2

빈 곳이 없는 데, 채우라뇨? 1. 발 닦고 나오지 말고, 나와서 발 닦기'위이잉'청소기가 바닥을 훑어가며 먼지랑 흩어져 있는 작은 조각들을 빨아들인다. 간 밤의 흔적들이 진공청소기 구멍으로 빨려 들어간다. 밤새 속삭이던 사물들의 이야기도 흡입구 앞에서 분해되어 암흑 속으로 돌입한다. 그날의 새로운 서사는 말끔하게 지워진 바탕에 내려앉을 준비를 한다."발바닥 물기 좀 닦고 나와!"방금 화징실을 나오는 순간, 스토리 보드를 얼룩지게 한 탓으로 역정을 듣는다. 어떤 자취를 남겨야 무탈한 것일까?돌아서 봐도 아무것도 눈에 띄지 않아야 한다. 발에 밟히는 것보다는, 눈에 밟히는 것이 더 큰 모양이다. '청소를 하지 않아도 될 만큼 전혀 윤곽이 없는 것이라?'누구든, 무엇이든 그 잔영을 남기게 되어 있는 데...뒤따라 뿌려진 것은 청결의 문제.. 2024. 5. 17.
감추는 것이 드러내는 것이라고... 1. 누가 뭐라 하지도 않는 데..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지친 다리를 좀 쉬게 할 요량으로 공원 벤치를 찾았다. 그런데 누군가 한 사람이 앉아 있다. 자리가 많아 보여도 갑자기 내키지 않는다. 앉을 곳이 많아 보여도 그게 다 빈 곳은 아니구나! 의자 하나하나에도 마치 익명의 이름표가 있는 것 같다. 아주 사적인 전화 통화를 방해받지 않으려거나, 주변을 의식하지 않고 무슨 일을 하려는 외에는, 낯선 사람과의 어색한 거리 외에는 거리낌을 느낄 이유가 없지만, 그렇다. 굳이 경계심을 세우고 거리를 둬야 할 특별한 이유가 없음에도, 다른 곳을 찾아 옮겨야 할지 쭈뼛거려지는 것이다. 심지어, 지금 괜히 옮기면 상대를 적대시해서 그러는 것으로 오인받을지도 모른다는 눈치까지 보게 된다. 거리를 두고 자리를 차지하기.. 2024. 4.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