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래1 잘 안들려요, 말로 하세요(2) 1. 사람에겐 소리이지만 그들에겐 언어입니다. 햇살이 따갑다. 작열하는 햇빛 아래로 벌들이 꿀을 채집하느라 분주하게 꽃송이를 옮겨 다니며 웅웅거린다. 뜨거운 열기를 고스란히 받아내는 차양 아크릴 지붕은 몸을 비틀며 균열하듯이 '뜨덕' 소리를 낸다. 길을 걷는 사람들에게서도 이마에 땀방울이 맺힌다. "아, 더워!" 행인들의 입에서는 이런 푸념이라도 터지지만, 사물들은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온 몸으로 흡수하는 뜨거움이야 이미 행인들의 기피 대상이 될 뿐, 그늘을 찾는 이외엔 환영받지 못한다. 이 즐거운 날의 성찬을 탐닉해 바삐 하루를 엮어 가는 것들도 많기는 하지만... 벌들이 무수히 '붕붕'거리며 날개짓을 해대는 것은 분명 꿀을 제공하는 꽃들에 대한 감사의 메시지이리라! 꽃들은 암술을 밝게 내밀어 이.. 2024. 4. 1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