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1 빈 곳이 없는 데, 채우라뇨? 1. 발 닦고 나오지 말고, 나와서 발 닦기'위이잉'청소기가 바닥을 훑어가며 먼지랑 흩어져 있는 작은 조각들을 빨아들인다. 간 밤의 흔적들이 진공청소기 구멍으로 빨려 들어간다. 밤새 속삭이던 사물들의 이야기도 흡입구 앞에서 분해되어 암흑 속으로 돌입한다. 그날의 새로운 서사는 말끔하게 지워진 바탕에 내려앉을 준비를 한다."발바닥 물기 좀 닦고 나와!"방금 화징실을 나오는 순간, 스토리 보드를 얼룩지게 한 탓으로 역정을 듣는다. 어떤 자취를 남겨야 무탈한 것일까?돌아서 봐도 아무것도 눈에 띄지 않아야 한다. 발에 밟히는 것보다는, 눈에 밟히는 것이 더 큰 모양이다. '청소를 하지 않아도 될 만큼 전혀 윤곽이 없는 것이라?'누구든, 무엇이든 그 잔영을 남기게 되어 있는 데...뒤따라 뿌려진 것은 청결의 문제.. 2024. 5. 1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