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망1 새로운 것을 던져줄까? 1. 동네 병원이 아침부터 붐빈다. 차례를 맞으려면 10여 명은 통과시켜야 한다.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지 않게 메모 앱을 펼쳤다. 예전에는 종이 위에다 글을 썼는 데, 지금은 메모 앱이 더 편해졌다. 종이 위에 쓰는 건 옆면에 낙서하기와 중간중간 떠오르는 생각을 잠깐 유보시키기에는 좋다. 그런데 그것을 다시 사이버 공간에 옮기려면 타이핑을 해야 하니 이중 작업이 된다. 물론 그 과정에서 글의 구도나 논리가 맞지 않는 부분을 수정하기는 종이가 더 낫다. 아이러니컬하게도, 더딘 삶은 반성할 기회를 제공한다. 역설적인 게 아니라 시간적 여유를 가지는 것이라 당연하기는 하다. 전자적 방법은 곳곳에 맞춤법이나 띄어쓰기가 잘못되면 붉은 줄 굵은 글자 등으로 즉각적인 피드백을 준다. 기교적인 면에서 전자기기와 동시.. 2024. 6. 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