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1 감추는 것이 드러내는 것이라고... 1. 누가 뭐라 하지도 않는 데..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지친 다리를 좀 쉬게 할 요량으로 공원 벤치를 찾았다. 그런데 누군가 한 사람이 앉아 있다. 자리가 많아 보여도 갑자기 내키지 않는다. 앉을 곳이 많아 보여도 그게 다 빈 곳은 아니구나! 의자 하나하나에도 마치 익명의 이름표가 있는 것 같다. 아주 사적인 전화 통화를 방해받지 않으려거나, 주변을 의식하지 않고 무슨 일을 하려는 외에는, 낯선 사람과의 어색한 거리 외에는 거리낌을 느낄 이유가 없지만, 그렇다. 굳이 경계심을 세우고 거리를 둬야 할 특별한 이유가 없음에도, 다른 곳을 찾아 옮겨야 할지 쭈뼛거려지는 것이다. 심지어, 지금 괜히 옮기면 상대를 적대시해서 그러는 것으로 오인받을지도 모른다는 눈치까지 보게 된다. 거리를 두고 자리를 차지하기.. 2024. 4. 1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