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반성2 신화라는 무의식 1. 언어는 무의식적이다길을 걷다가 우연히 아는 사람을 마주쳤다. "안녕하십니까?""아이고! 오랜만입니다. 잘 지내죠? 저 번 장인상 때에는 잊지 않고 부조도 다 해주시고..."이 지인과는 눈을 맞추자 말자 내 마음속에서는, '다른 건 몰라도 그때 고마움의 뜻을 전달해야 한다'는 명령이 제일 먼저 발동되는 것이었다. 언어는 무의식이라 하듯이, 저녁 산책길에 가끔 조우하던 이 사람을 보자마자 무심결에 이런 말이 튀어나오다니!우리는 1초에 수백만 가지 정보를 받아들인다고 한다. 물론 그것이 모두 소위 말하는 정보가 되는 것은 아니고, 그중 의식하는 것이나 깊은 인상을 남기는 것들만 짧은 기억 속으로 편입될 것이다. 나머지 무의식적으로 들어오는 것은 파편화되어 뒤엉켜 있다. 의식아래, 또는 그것과 함께 묻어 .. 2024. 5. 6. 너무 잘게는 살지 맙시다. 1. 상상에서 만나는 거대 서사 웬 종일 걷고 헤매느라 몸이 피곤한 하루이다. 그래서 감기는 눈꺼풀 무게를 감당하기 어려워 일찍 잠자리를 차지한다. 하지만 어찌 된 것인 지 쉽게 잠을 청하질 못하는 것이다. 머릿속 자체가 더 무거워야 할 것 같다. 그래서 그것을 더 힘들게 하기 위해 이런저런 상상을 해댄다. 콜레주 드 프랑스 아시아 학회 도서관에서 최근 발견되었다는 광개토대왕비문 탁본이 불쑥 화면을 채운다. 일본과 중국이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는 전면에 배치된 이 비문. 서기 391년엔 무슨 일이 있었을까? 아니, 그 시기에 그 비문의 서사를 쪼아 대 비틀어 버린 것일까? 내 머릿속 상상에서는 광개토대왕께서 왜구를 격멸하고 지금의 일본 땅에 식민으로 삼은 백제, 신라, 가야 유민들을 통한 지배 정책이 꿈의.. 2024. 4. 1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