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지1 기억과 기록 1. 잊기 위한 기록기억을 기록하지만 기록을 기억하지 못한다. 기록은 그 목적이, 기억하기보다는 잊기 위한 것이다. '기억하라. 기록하라'는 것은 어느 일방의 목적과 수단이라기보다는, 양자의 방법을 모두 동원하라는 뜻이다. 사람의 기억은 한계가 있으니 기록이라는 객관적 보조 수단을 이용하는 것이지만, 심지어 기록을 보고도 자신의 시간을 기억해 내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 어느 한 곳에 처박혀 있는 오래된 사진이나, 글 쓴 노트를 발견하고도, 그 내용을 보면 완전히 낯선 것이라는 걸 느끼는 경우가 종종 있다. '내가 누구랑 거길 갔다고?''그떄 나에게 그런 일이 있었다니!'기억은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새로운 내용들이 덧씌워질 때는 무의식 아래층에 묻힐지는 몰라도, 대부분 새로운 입력에 의해 지워진다... 2024. 4. 2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