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1 추억을 달리는 길 서기 1900하고도 60년대 말, 동네 아이들이 모여든다. 간밤에 비가 내린 후 땅바닥이 물러, 고철 못을 수집하기 좋다. 동네 노는 형(?) 지휘 아래 코를 처박고는 녹슨 못을 줍는다. “1킬로니까, 10원!땀 흘린 노동의 대가는, 즉각적이지만 불공정하게 분배된다. ”너 1원, 너도 1원, 나는 8원“동네 형이 어딘가로 사라진 후, 우리는 철둑길을 향한다. 얇게 부풀린 뻥튀기 수레가 기다리는 곳. 우리는 그중 크게 보이는 뻥튀기 한 장씩을 집어 든다. 침에 묻으면 녹아내릴 게 뻔한 이 주전부리를, 그래도 또 한 번 부풀려 먹느라 이리저리 혓바닥으로 부피를 늘려 본다. 마주 보는 쪽에 있는 영화관, 혹은 우리가 ‘창고’라고 부르는 곳에서는 3본 동시 상영이 진행되고 있다. 옆 출입구 틈새로 혹 화면이 보.. 2024. 11. 1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