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1 계절의 과잉 가을이다. 가을 하면 온 세상이 붉고도 노란 물결로출렁인다. 습기를 제거한 공기는 사람들 활동에도 좋은 기분을 느끼게 한다. 살짝 햇살을 쬐면 따뜻하기까지 하다. 가을은 언제나 힘겨운 더위에 지쳐 쓰러질 몸을 다시 일으키는 청량제였다. 누가 부르지 않아도 때가 되면 들판에서, 푸른 하늘에서, 깊은 계곡을 둥둥 떠다니는 낙엽에서 만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그게 아닌 것 같다. 여름이 길어진 만큼 가을은 짧아지거나 아예 인식을 하지도 못할 계절이 되어버렸다. 기온이 예전처럼 내려가지 않으니 나무들도 제 항상성 관리에 혼돈을 느끼는 모양이다. 지금쯤이면 추위에 얼굴을 화끈거리거나차갑게 창백해질 시기인 데, 아직도 여름 색깔은 많이 남아 있다. 여름이 끈질겨졌다. 최후까지 멱살을 잡고 놓아주지 않다.. 2024. 11. 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