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경계1 잘 안들려요. 말로 하세요(3) 1. 생명 없는 것이 생명의 언어를 묻다. 길을 지나다 문득 전통 공예 기법으로 제작한 조그만 작품 전시회장으로 눈길이 끌렸다. '살아있는 문화재, 오늘에서 내일로'라는 부제와 함께, 무형 문화재 장인들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문화재는 사람을 가리키는 무형 문화재, 천연기념물 등의 생존 주체를 일컫는 경우도 있으나 주로 숨을 쉬지 않는 무생물이 그 종류를 구성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장인의 정신, 영혼이 그 속에서 호흡하고 있는 것이므로 사실상 생명 없는 것은 없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생명 없는 것에 에너지를 기입하는 순간, 발길에 걷어 차이거나 물살에 실려 이리저리 떠도는 사물이 생명력을 부여받는다. 그 이전에는, 생명체를 감싸고 있던 것이 조개껍질이며 베어져 갖다 붙여진 나무, 세월에 따라 .. 2024. 4. 2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