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1 일기, 읽기나 읽는 것인가? 1. 보라고 쓴 일기인 데...책상 의자에 앉아 눈을 올려보니 어릴 때 아들내미가 써놓은 일기장 묶음이 보인다. 초등학교 때 기록한 것이다. 아마 자발적으로라기보다는, 학교 과제로 작성 한 것이리라. 곳곳에는 일기를 쓰기 싫어서 어지러운 필체로 갈긴 부분이랑, 더러는 왜 그것을 남겨야 하는 지에 대한 노골적인 불만 흔적도 보인다. 심지어는 비슷한 내용을 복사하듯이 붙여 놓은 것도 있다. 선생님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일일이 그때 그떄 아들의 심적 상황까지 파악해 가면서 논평을(?) 달아 놓으셨다. 물론 엄마나 나, 제 누이에 대한 불만 사항도 포함되어 있었다. 마치, 언젠가 그 당사자들이 열람할 기회가 있으면 그것을 읽고, 반성에 이르도록 촉구하듯 말이다. 일기는 순수 사적 영역이라 의도적 공개를 전제로.. 2024. 5. 1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