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1 근본은 다르지 않다 1. 다른 것이 어울린다.세상의 사물은 본질이 있다면 현상은 그것의 발현 내지 재현이다. 돌에 붙은 이끼는, 그 자체의 생성을 드러내는 것이겠지만, 단단한 돌에 달라붙어 그 성상을 나타낸다. 그보다 무른 나무, 아니 그 감각과 훨씬 잘 어울리는 듯한 땅바닥은 그나마 그러려니 하는 것이다. 그런데 하필 딱딱한 바위라니?아마도 습기는 이끼 자신이 머금으면 되고, 물이 쉽게 빠지는 곳을 선호한 탓이리라. 그렇게 암석은 감각상의 굳은 질감에서 벗어나, 부드럽고 생기있는 초록을 얹고 있다. 우리가 얼른 주목하는 것은, 바로 그 위에 덮여 사는 양치식물이다. 이 말랑말랑한 감촉이 그 대척점에 있는 강도의 사물과 한 몸처럼 얽히다니!본질을 파고 들어가면 이 돌덩이도 낙엽이 썩어 흙이 되고, 세월을 지나 그 위에 쌓인.. 2024. 4. 2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