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3 직업적 윤리 모든 게 직업화되니, 윤리란 상호 공동체를 보존하는 고귀한 준칙이기보다는 자본주의 질서를 조율하는 또 다른 규칙 같다. 물론 윤리를 현실에 갖다 붙이면 그것은 변형된 십계명이기도 하다. 프로테스탄티즘이 자본주의의 원동력이 되었다는 것은 참 납득하기 힘든 일이다. 하지만 거기서 검약하는 정신 따위와 천국, 예정 조화설 따위를 빌려왔다는 것인 데 과연 그럴까?아마도 자본주의는 자기증식하는 것이라 개신교 윤리가 제공한 기반이라면, 거래 이익을 남기는 도덕적 찜찜함을 정당화시켜 준 것이 아마 다른 모든 것을 능가할 것이다. 물론 그런 막후 스토리를 언급하는 것은 억지 거나 시대착오적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젠 그런 배경조차 잘 생각하지 않으려 하는 것이다. 아니 그런 막후 이야기는 듣고 싶지도 않다. 그래서 이젠.. 2024. 11. 27. 대화는 일방적 전달이다 1. 그게 아니라구요!애들이 징징거리는 모습을 보면, 마치 새들이 소리를 둗우는 것과 비슷해 보인다. 무엇이 맘에 들지 않는 것인 지, 한참을 보호자 속을 썩인다. 배가 고파 그러려니, 분유통을 안겨도, 햇빛이 따가워서 그런가 그늘에 옮겨도...새들은 나뭇가지 사이에서 쉴 새 없이 무슨 신호를 보낸다. 그래도 새들은 1차적 신호음과 소음을 구분하기나 하겠지만, 애들의 언어는 따라잡기가 힘들다. 아직 공통의 소통 기법을 갖지 않았으니, 불일치가 대부분일 것이다. 나중에 어느 정도 말귀를 알아듣게 되었을 때에는 더하다. 정체성을 형성해 가는 과정이니, 무엇이 통하는지를 끊임없이 탐구하는 듯하다. 온전히 의사를 주고받으며, 사회적 규범이라는 것을 체득해도 이런 일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다. 한 순간 말을 멈춰.. 2024. 5. 30. 잘 안들려요, 말로 하세요! 1. 거리는 소통하기 위해 필요하다. 소통은 세상과의 거리를 좁히고자 하는 방편이다. 소통도,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도구도 모두 수단이지만, 소통 자체는 양자나 다자간을 매개하는 내용적 수단이란 점에서 기능적 도구에 선행하는 것이라 할 것이다. 낡은 비유이지만, 미국에 거주하는 친구에게 직접 방문이나 편지 외에는 안부를 주고받을 방법이 없던 것에 비해, 오늘의 각종 소통 수단은 그것을 훨씬 편리하게 한다. 그것은 시공을 넘어, 상대와의 동시성을 확보한다. 그런데, 사람들은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는 방편으로 '거리'라는 걸 두고 있다. 심리학에서도 관계의 긴밀도에 따라 어느 정도의 이격이 필요한지를 제시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나와 친구 간을 개인적인 거리로 두고, 그 것은 45-120cm 정도로 본다고 .. 2024. 4. 1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