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tent="user-scalable=no, initial-scale=1.0, maximum-scale=1.0, minimum-scale=1.0, width=device-width"> 경복궁에선 한복을 입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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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예

경복궁에선 한복을 입어야 하나요?

by canmakeit62 2024. 5. 14.

1. 행복은 순응 순이 아니잖아요?

산책로 주변뿐 아니라, 인근 곳곳에 고양이들이 발견된다. 그들은 사람이 사는  집에서 길러지면 반려묘, 길에서 만나면 길냥이, 야산에서 보이면 들고양이 하는 식이다. 운이 좋아(?) 사람의 보살핌을 받는 개체들은 '유순한', '기쁨이 되는' 같은 이미지를 부여받는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위험한', '위생상 문제가 있는', '버려진' 따위의 인상을 받는 것이다. 사람을 기준으로 분류되는 것이니, '행복' 또한 사람들이 명명하는 것이다. 어느 쪽이 행복한지는 사람이 판단할 일은 아니겠지만, 암튼 이들은 그런 시선을 받게 될 것이다. 길냥이는 그래도 그나마, 맘씨 좋은 사람들에게서 먹이며 물을 얻어먹는다. 이를 두고 왈가왈부가 있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사실 기르는 고양이와는 달리, 길을 가다가 나를 쳐다보고는 화들짝 몸을 피하는 고양이를 보면, 내가 더 놀라는 경우도 더러 있다. 애들이 집에서 고양이 한 마리를 키우는 터라, 지금은 길냥이도 애사로 보이지 않지마는 ...

어쨌든 이 존재들은 개체수가 많아져 자치단체에서 한 번씩 포획해 인위적으로 중성화시킨 후 되돌려 주는 것을 보았다. 거세되어서 돌아 온 이 고양이들을, 속칭 캣 맘들은 더 애잔하게 돌본다.

 

2. 친하도록 할게요.

사실 고양이와 개를 비교해 보면, 개쪽이 훨씬 살갑다. 사람에게 길러지는 일에 보다 더 밀접하게 자신을 적응시킨 것일 게다.  이에 비하면 고양이는 호랑이와 같은 종이라서 그런지, 쉽게 친밀감을 드러내지는 않는다. 기껏해야 좀 친해진 사람에게 옆구리를 비비거나, 발라당 뒤집어져 재롱을 떠는 정도이다. 그래도 그 정도면 최대의 애교인 셈이다. 좀 귀여워해 줄 요량이면, 금세 발톱으로 할퀴면서 경계심을 표현한다. 무엇이든 그럴 것이다. 속성이나 행태가 알려진 마당에도, 우리는 그것을 잊고 그 이상을 기대하거나 요구한다. 사람의 경우엔 이와는 다른 차원이니, 함부로  그런 요구치를 빗댈 일은 아니지만. 그렇지만, 우리 사는 세계에서는 이런 것이 무시된다

"저러고도 대학을 나왔다고?"

"요즘 것들은 죄다 고생을 안 해봐서 아무 생각도 없는 것 같아!"

 

3. '라떼'는 조선시대엔 없었어요!

비단 이런 조직생활에서의 괴리 뿐만 아니라, 사회 곳곳에서는 파열음이 마구 터진다. 푸코가 말했듯이, 시대의 에피스테메는 다르다. 조선시대의 문법으로 지금을 읽으면, 지나가는 어여쁜 처자는 죄다 벌거벗고 다니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런 관점의 균열은 누군가가 적응하는 것으로 극복할 수밖에 없다. 말도 안 되는 소리이지만, 이제 와서 개나 고양이가 자연으로 복귀해 늑대나 삵이 되게 하기는 힘들지 않은가?

이것을 순종이나 순응의 복종 관계로 따지려면, 세상이 아득해 진다. 지나간 시절의 에피스테메로 살려면, 광인 취급을 받는 도리 밖에 없다.

그러나 어느 순간에 이런 토대는 과잉으로 치닫는 것도 사실인 것 같다. 산업시대 사고방식으로는 그 행동거지가 잘 이해가 가지 않는 면도 많기는 하다. 길을 지나가다가도 조그만 카페를 보면, 죄다 젊은이들이다. 그러면 가끔씩 시대착오적인 의구심이 드는 것이다. 

'쟤네들은 무슨 돈으로 저런 곳에 앉아 있을까? 보아 하니 아직 직장인들은 아닌 것 같은 데...'

그러면서 '아차!' 싶은 것이다. 지금은 7-80년대가 아닌 데...

나도 나이가 들었나 보다. 얼른 2024년의 에피스테메를 읽어야지.

그러고 보니, 적응해야 할 시급한 존재는 바로 나인 데...

단, 순종으로서의 그것은 아니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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