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tent="user-scalable=no, initial-scale=1.0, maximum-scale=1.0, minimum-scale=1.0, width=device-width"> 주사위를 굴리든 지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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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예

주사위를 굴리든 지 해야지...

by canmakeit62 2024. 5. 12.

1. 넘쳐서 부족해요

모자라서, 부족해서 뭘 못할 바는 아니다. 오히려 너무나 많은 선택 탓에 선택 장애를 일으킨다. 과잉이 그 자체로도 흘러넘쳐 주체를 못 할 지경이다. 한 때는 하도 '아무것이나 주세요.' 하는 바람에, 정말 '아무꺼나'라는 안주도 있었다. 해외에 나가면 더 그렇다. 이게 무슨 재료로 요리하는지, 어떤 맛을 지녔는 지도 모르니, 매일 패스트푸드에만 의존한다. 그러다가는 용기를 내어 음식점에 앉는다. 막상 진입했지만, 여전히 어색하다. 한 때 그랬던 것처럼 '아무꺼나'를 주문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종업원에게 되묻는다. 그가 주문할 것 같으면 어떤 것을 시키겠냐고?

그래서 내용은 모르겠지만,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것으로 하겠다고 한다. 그네들 취향에 맞는 것이 내게도 통용된다는 보장은 없으면서도, 단지 정식으로 정규 식당에서 주문한 것만으로도 만족한다. 누가 음식을 눈으로 로, 입으로 풍ㅁ로 맛본다고 하는가?

이미 그런 것은 문제가 아니며, 다닞 그 많은 질문에서 선택한 것만도 감지덕지이다.

 

2. 모두가 최고인 데, 누굴 선택하라고요?

'돼지국밥 전문집'

음식점을 들어선 골목은 죄다 그 메뉴 일색이다. 차이가 있다면, '할머니 돼지국밥', '원조 돼지국밥', '비조 돼지국밥'하는 제가 최고임을 내세우는 명칭뿐이다. 마치, '순 진짜 참기름'하는 식이다. 자신은 정품만을 취급하며, 나머지는 허울뿐인 가짜라고 외쳐대는 것 같다.  암튼 아 요란한 간판 중에 한 곳만 들어가면 또다시 메뉴를 고민할 필요 없이 음식이 나오기만을 기다리면 된다. 그렇게 선택은 남에게 맡겨지는 경우가 많다. 선택의 자유가 엄청 늘어난 것 같지만, 사실은 거의 그렇지 못하다. 선택 장애를 일으킨다는 소리는 오히려 푸념에 가깝다. 디지털 세상이 되다 보니, 온라인상으로는 무안가에 하나 가입하려다 보면, 온갖 기재 사항을 요구하는 창이 제시된다. 몇 가지 필수 항목을 ㄱ입하고 나면, [선택]이라고 표시된 항목도 붙어 있다. '뭔 발가벗기듯 이렇게 많은 정보를 요구하느냐?'면서 이 항목은 선택이니 빈칸으로 남기려 한다. 하지만 그게 아니다. '이 항목에 동의하지 않아도 되지만, 그럴 경우 어떻게 됩니다.' 하는 협박성(?) 문구가 부가되어 있다. 

 

3. 물고 나오는 금수저라도, 선택이나 좀 해봅시다.

선택의 자유라면 그것 뿐이다. 무선택의 자유는 실종된 것이다. 어느 한적한 곳을 찾았더니 주변에 식사를 할 때가 없어서 부득불 문을 연 단 한 곳에 들를 수밖에 없는 것처럼, 수천 개 업체가 난립해도, 사실은 서낵이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 

선택하지 않을 것을 선택하는 자유!

이 결정론적 사회에서 우리가 누리는 그 자유는 공허한 것이다. 본래 속이 빈 것이고, 그것을 행사할 때쯤에나 깨닫는 것!

개방적으로 활짝 열려 있는 듯 보아는 많은 것들이 실은 닫힌 구조이다. 그것이 열려 있다면, 조그만 틈을 마저 채우는 기능 정도이다. 

아메리칸 드림이 여전히 유효할까?

열심히 자신의 입지를 넓히는 일에 종사하는 사람과, 실제 그 꿈을 이루는 존재가 있지 않은가?

맞는 말이다. 패배주의나 염세주의적 사고방식으로 세상을 비관하는 사람들에겐, 그 조차도 없다는 선택을 행사한 것이다. 자유롭게!

그럼에도 다른 선택이 가능하도록 기회를 균등하게 부여해 달라고?

이런 자기 변명에 급급한 loser에게 손가락질을 하고 싶지만, 금수저는 물고 태어난다. 내 선택으로 그것을 얻을 확률은 극히 희박하다. 오히려 선택의 한계이다. 그러니, 그것의 자유를 너무 내세우지는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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