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언어는 없다'란 말이 있다. 오늘날에는 거대 서사가 없고, 그래서 상위에서 군상을 통일해 포섭할 수 있는 언어는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예전에는 시대를 지배해 왔던 유교적 사고가 이젠 잘 먹혀 들어가질 않는다. 그러기는커녕, 잘못하면 거친 반격에 노출되기 십상이다. 그래서 요즘 길거리에서는 이 핑계로 함부로 타인 일에 개입하지 않는다. 하물며 종교 같은 것도 어떤 '따위'에 불과하다. 유일하게 있다면 과학뿐이라고 한다. 그것도 도구적 이성만 말이다. 그래서 과학에 비춰서, 모든 걸 설명한다.
과학에 비친 종교는 미신이며 신화이고, 예술은 정밀하지 않은 주관일 뿐이다. 하지만 과학이 잊고 있는 게 있다. 바로 과학도 일종의 신화라는 것이다.
과학도 원자가 존재한다는 어떤 환상이나 가정이없으면 이뤄질 수 없다. 이 알지도 못하는 원자를 쪼개느라고, 이 알갱이 움직임을 상상하느라 자연이 작동하는 원리를 추상적으로 알게 된 것뿐이다. 그러나 그것은 지극히 얕은 표면에만 닿을 뿐인 것이어서, 현실의 모습이 최상이라고 여기는 것일 뿐이다.
본질이 어떠니, 실재가 저리니 하는 쓸모없는 이야기를 무시하든 어떻든, 사실은 과학도 그런 본질을 가덩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 측면에서는 과학도 일종의 신화일 수밖에 없다. 그걸 단지 신비한 힘에 의존하느냐, 아니면 객관적 축적물에 의하느냐 하는 차이일 뿐이다. 그런데 우리는 과학이 모든 걸 해결해 줄 것같은 과도한 신비주의에 내몰려 있다.
신이 지배하던 종교적 우주가 이제는 과학이 장악한 우주가 되어 있다. 신비한 우주가 과학의 눈에 포섭되다 보니 수많던 신화를 담은 별자리는 암흑 뒤로 숨고, 그래서 요즘은 별자리를 보기가 힘든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