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tent="user-scalable=no, initial-scale=1.0, maximum-scale=1.0, minimum-scale=1.0, width=device-width"> 오늘의 일기 끝!
본문 바로가기
문화연예

오늘의 일기 끝!

by canmakeit62 2024. 5. 25.

1. 심리적 시계가 째깍거린다

잘 정리된 청과물이 보인다.

"향이 짙네."

산지에서 곧장 실어 온 양파망들이 즐비하다. 이 상품들을 판매하고, 사람들을 유인하는 솜씨가 좋다.

'내가 장사를 한다면 저렇게 할 수 있을까?'

기교보다는 성격이 맞아떨어져야 가능할 것 같다.

"에이! 그냥 담아. 집에 가서 살걸 그랬나 후회 말고. 얼마 있지 않아 동날 텐 데..."

장바구니를 든 아주머니들을, 때로는 질책하듯이 심리적으로 몰아 가는 품이 호기롭다. 정작 필요한지도 모르는 상품도, 마감 시한이 째깍거릴 땐 괜히 마음이 바빠진다. 그런 심리를 이용하는 것이겠지만, 아무튼 사람들을 끌어 들이는 일에는 성공적이다. 무엇을 향할지 주춤거리기만 하고 있을 뿐, 속칭 돈이 되는 생산적인 일에는 아직도 눈길이 가지 않는다. 이건 이래서 안 맞고, 저건 저래서 손이 안 가고...'

소득을 올리던 현장에서 떠난 지도 벌써 1년이 다 되어 간다. 아직은 새로운 무엇을 해 볼 엄두가 나지 않는다

2. 이정표없는 길

교환 수단을 얻지 못하는 일 외에는,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있으니 달리 불안하거나 한 것은 없다. 하지만 기왕이면 약간의 수입이라도 있으면 좋을 것이다. 비슷한 시기에 은퇴한 동료들은, 아파트 경비나 용달업을 기웃거리고 있는 사람, 동네 마트 운영 등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람도 있다. 특별한 기술도 없고 더욱, 손재주가 엉망인 나에게는 이런 제안들이 크게 와닿지는 않는다. 현재는 취미 삼아 쓰는 글들이 하루가 벅찰 만큼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 그냥 취미로 남길 가능성이 농후하지만, 엉뚱하게 여기에 매달리고 있다는 허전한 생각도 드는 건 사실이다. 그래도 동네 주최 산문 공모에서 상품 없이 상장만 있는 등급 수상이 최근의 작은 동기부여라면 그러한 것이다. 그래도 끄적거리다 보면 어떤 길이 드러날 것이다. 어떤 지향점이 없으니 제시되는 이정표도 없다. 그건 중간중간 스스로 만들어 가야 하는 것이다.

 

3.  그렇지만 가고 있다

주기적으로 행사를 주관하고 있는 상인에게서 많은 것을 느낀다. 목소리를 높여가며 장바구니를 끌어당기는 사람도, 처음부터 뻔뻔한(?) 몸짓을 할 수 있었던 건 아닐 것이다. 생업이라는 압박이 그를 용기라는 곳으로 데려갔을 것이다. 내게는 아직 그럴만한 압박은 없는 것이니, 어찌 보면 아직도 배가 고파보지 않았던 것이다. 이런 어쭙잖은 자기 하소연에도 불구하고, 일단은 이정표 없는 길을 가고 있다. 기왕에 누가 만들어 놓은 좌표와는 다른 곳을 탐색하는 일은 쉽지가 않다. 따라가도 힘든 판에, 새로 만들기는 더 어렵다. 그렇지만, 가고 있다.

오늘의 일기 끝을 선언하면서...

 

 

 

 

'문화연예'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균등한 사회가 가능한가?  (35) 2024.05.27
CCTV 앞에서의 쇼  (2) 2024.05.26
수필 쓰기  (2) 2024.05.24
읽느라 애 좀 먹습니다  (2) 2024.05.22
줄을 잘 서야지...  (0) 2024.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