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tent="user-scalable=no, initial-scale=1.0, maximum-scale=1.0, minimum-scale=1.0, width=device-width"> 약은 약사에게, 소통은 신뢰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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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예

약은 약사에게, 소통은 신뢰에게

by canmakeit62 2024. 5. 4.

1. 내가 그렇게 인기 많은 사람?

전화할 일도 별로 없는 일상에 광고성 메시지는 엄청 많이 온다. 얄팍한 기념품이나 포인트 제공에 현혹되어 이것저것 등록을 한 것도 부지불식 중에 많았으리라. 아니면, 나에 관한 정보가 불법적으로 유통되어 일거수일투족이 노출되고 그것이 임의의 스펨 문자로 날아드는 것이리라. 자세히 알 수도 없는 경로는 개인 사생활영역을 넘나 든다. 함부로 무엇을 확인하기가 두려워지는 세상이다.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미국에서는 모르는 번호로 걸려오는 전화를 받는 것  자체에서도 순식간에 수천 달러를 날려 버리는 사태가 벌어졌다고 하니,

그나마 저장해 놓은 번호외에는 함부로 응답을 하기가 꺼려진다. 이러니, 매체가 넘쳐나는 현실에서도 소통은 단절된다. 무료한 일상을 보내는 연령층에서는, 이런 내용에 신경을 곤두 세우면서도 현혹스런 말에 넘어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혹 그런 전화를 받은 경우에, 이 비열한 상대방을 크게 나무라고 싶어도 또 그러지는 못한다. 그 자가 계획한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경우엔, 보복성 위해를 가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이래저래 전화든 문자 메시지이든, 오히려 사람을 고립시키는 부작용을 초래한다.

 

2. 증서 작성을 동영상 촬영하기?

말이 우선인가, 문자가 먼저 인가를 논의하는 자체가 무용하다. 글은 객관적으로 의사를 표현하는 것이지만, 중간에 위변조의 위험으로 신뢰할 수 없는 것으로 여겼다. 그래서 당사자가 대면한 상태에서 건네는 말을 더 미더워했다. 하지만, 말은 공중으로 흩어진다. 그래서 사후에 기억이 불명확하다든 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는 것으로 태도를 바꿔 버린다. 물론 이 내용을 작성해 서로가 진술한 내용을 확인하거나, 공기 속으로 흩어지는 말을 녹음으로 붙잡아 두면 된다. 이 마저도 조작이라는 증명 부담을 완전히 벗어나기는 어렵다. 그래서 전방위적으로 영상, 녹음, 문서, 증인 등 동원할 수 있는 최대의 수단이 강구된다. 절친한 사이에서도 부정한 흉계가 개입되는 경우도 허다한 만큼, 모르는 사이에서는 더욱 경각심이 따른다. 

'타인은 나의 지옥'이라는 말이 이럴 때 쓰이는 말은 아닐지라도, 은연중에 이것을 지칭할 수도 있다. 신용사회라는 것이 신뢰를 바탕으로, 보다 추상화되고 객관화된 것을 지향하는 것이겠지만, 신용을 착취하는 금융자본주의의 모토라고 삐딱하게 생각하면 우울해 진다.

 

3. 그래도 빗장을 풀고...

우리는 타인이 내게 다가올 때 어떤 의도로 접근해 오는지 일일이 심사할 수는 없다. 그런 수고로움과 비용을 없애느라고 각종 제도가 있는 것이지만, 현실의 삶에서는 무용해지기까지 한다. 세상이 각박해져 그러하겠지만, 모르는 상태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 것만큼, 알고도 당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믿을 만한 징표를 내세우고 알맞은 제스처를 할 때  그만 '아차!;하는 과거사로 전락해 버리곤 하는 것이다. 이련 망연자실한 꼴을 피하고자 빗장을 걸어 놓고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모든 위험이 개인으로 돌아가는 세상에, 각자의 주의로만 돌리기에는 너무 억울한 처지이다. 이 세계를 구성할 때는 분명 개인에게 요란한 약속을 내걸면서도 말이다. 구성으로서의 개인이 이런 지점에서는 삭제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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