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tent="user-scalable=no, initial-scale=1.0, maximum-scale=1.0, minimum-scale=1.0, width=device-width"> 내면의 옹알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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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에선 한복을 입어야 하나요? 1. 행복은 순응 순이 아니잖아요?산책로 주변뿐 아니라, 인근 곳곳에 고양이들이 발견된다. 그들은 사람이 사는  집에서 길러지면 반려묘, 길에서 만나면 길냥이, 야산에서 보이면 들고양이 하는 식이다. 운이 좋아(?) 사람의 보살핌을 받는 개체들은 '유순한', '기쁨이 되는' 같은 이미지를 부여받는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위험한', '위생상 문제가 있는', '버려진' 따위의 인상을 받는 것이다. 사람을 기준으로 분류되는 것이니, '행복' 또한 사람들이 명명하는 것이다. 어느 쪽이 행복한지는 사람이 판단할 일은 아니겠지만, 암튼 이들은 그런 시선을 받게 될 것이다. 길냥이는 그래도 그나마, 맘씨 좋은 사람들에게서 먹이며 물을 얻어먹는다. 이를 두고 왈가왈부가 있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사실 기르는 .. 2024. 5. 14.
뭐라 xx리 쌌노? 1.  속도가 생각을 뒤로한다.글을 읽는 것이든 쓰는 것이든 모두 어려운 일이다. 한 자리에 앉아 차분히 생각을 다듬어 가면 될 텐 데, 이것은 이론에 불과하지 실질적으로는 말처럼 쉽게 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양자에는 방법상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우선, 읽는 것은 다소 활동 정지가 필요한 것 같다.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읽으면 주의가 흐트러진다. 동작을 따라 이해도 흔들리는 것이다. 이에 대해, 쓰는 것은 다르다. 한 곳에 머물면 상상의 한계가 있어, 생각이 따라오자 않는다. 그래서 그럴 때면 밖으로 나간다. 이동과 함께 사유가 분산될 것 같지만, 어찌 된 일인 지 나의 경우에는 발걸음을 옮기는 순간, 여기저기 숨어 있던 낱말들이 내 안으로 들어온다.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일단 한마디가 다가오면, .. 2024. 5. 13.
주사위를 굴리든 지 해야지... 1. 넘쳐서 부족해요모자라서, 부족해서 뭘 못할 바는 아니다. 오히려 너무나 많은 선택 탓에 선택 장애를 일으킨다. 과잉이 그 자체로도 흘러넘쳐 주체를 못 할 지경이다. 한 때는 하도 '아무것이나 주세요.' 하는 바람에, 정말 '아무꺼나'라는 안주도 있었다. 해외에 나가면 더 그렇다. 이게 무슨 재료로 요리하는지, 어떤 맛을 지녔는 지도 모르니, 매일 패스트푸드에만 의존한다. 그러다가는 용기를 내어 음식점에 앉는다. 막상 진입했지만, 여전히 어색하다. 한 때 그랬던 것처럼 '아무꺼나'를 주문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종업원에게 되묻는다. 그가 주문할 것 같으면 어떤 것을 시키겠냐고?그래서 내용은 모르겠지만,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것으로 하겠다고 한다. 그네들 취향에 맞는 것이 내게도 통용된다는 보장은.. 2024. 5. 12.
불편한 게 편합니다. 1. 기계를 아십니까?무인 자동반납기가 고장이 났는지 삑삑거린다. "실례합니다."처음 보는 사람이 내게 막 도움을 요청하는 순간이다. "반납기에 책을 투입하고 영수증을 출력하려는 데, 그게 안 되는..."방금 마음에 들지 않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낑낑거려가며 회원 탈퇴 절차를 밟고, 이제 물 한 잔 마시러 잠시 휴게실에서 빠져나왔는 데다가, 기계 덩어리라면 도무지 까마득한 나에게 이런 시련(?)이!다행히 금방 도서관 직원이 나타나 구원의 손길을 뻗치려 한다. "휴!"  "나같이 손이 발인 사람에게도 청원을 하다니!"아마도 내가 도서관 관계자인 줄 착각하고 그렇게 한 것 같다. 암튼, 짧은 시간에 여러 직원이 모이며 기계 덩어리는 속을 드러낸다. 여태껏 잘 작동하던 것이 말썽을 일으키는 순간, 그 기계는 잘.. 2024. 5. 11.
너거 사장 뭐하시노? 1. 짐진 자 계속 짐져라!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어, 그래! 계약은 잘 체결했냐?""아니! 그런데, 뭣하나 물어보자. 사회통념이란 게 뭐야?""그야 사회적으로 통상 소통되는 관념 같은 거지. 네가 그렇게 알고  있으면 나도 그렇다 정도랄까?"자세히 내용을 밝힐 수는 없지만, 그는 이전에 하던 것의 연장으로 계약갱신을 앞두고 있는 데, 상대편에서 내미는 문서에는 친구에게 일방적으로 부담을 지우는 조건을 내걸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건 그렇다 치고, 금전적 부담은 권리를 담보받고자 하는 쪽에서 이행하는 게 맞지 않느냐는 것이다. 그럴 것이다, 채무자 측에서는 어떤 이행능력을 보여주는 것이 맞다 할지라도, 그것은 과잉이 되지 않게 최소한의 방법을 택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채권 확보 방법으로 담보 물권을.. 2024. 5. 10.
추억을 품은 호수 바람이 분다. 어디로 가려는 듯 깊은 주름 일렁이던 물결. 제 닿을 곳 맞다는 듯, 고요한 동심을 그린다. 모두의 무게가 심연으로 빠지는 시간, 다시금 물빛은 꿈틀거리고 거꾸로 선 산이 흩어진다. 파문에 놀란 새, 깃털에 젖은 새벽잠 털어내고는, 놀란 둥지 위로 날아오른다. 하늘은 호수를 내려 보지만, 호수는 저보다 더 큰 하늘을 품는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멍한 한가로움. 풍덩 물자맥질이 일어난다.세월이 가라앉은 곳. 지난밤 그 아래에선 얼마만큼의 추억이 닿을까?저기쯤 섶다리, 거기엔 정미소, 노모의 눈가는 어느새 호수가 된다. 잘 살아가기를 바라며 붉은 손 놓았던 천안댁. 이젠 딴 세상 사람으로만 눈길을 맞춘다. 수몰 지역엔 사연이 가라앉았다. 바람이 부는 날엔, 뿌연 부유물 위로 가끔의 추억이.. 2024. 5. 8.
더하기와 빼기 1. 더하려다가 잃기복잡한 일을 잊으려면 다른 복잡한 일을 만들면 된다. 셈법으로는 더하기가 아니라 빼기이다. 벌어진 사태에 또 다른 것을 삽입하는 건 일을 더 힘들게 만드는 것일 텐 데, 심리적으로는 가능해진다. 무슨 일이든, 그것을 수습하는 것에는 모든 신경이 집중된다. 그러고도 일은 해결되기보다는 악화된다. 그러니 건드리지 않고 한 곳으로 밀쳐 놓는 것도 방법이기는 하겠다. 야기된 상황은 한 번의 편견이 지나간 것이니, 거기서 헤어나기가 쉽지 않다.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사람 측면에서 보면, 그는 문제 풀이자가 아니라 그것의 출제자가 되어 버리는 것이다. 그렇다면 해답을 갖고 있을 법한 데, 그것은 없고 엉뚱하게 다른 새로운 질문을 내놓은 것이다. 그래서 사안이 벌어지면, 애초 투입된 팀을 교체해.. 2024. 5. 7.
신화라는 무의식 1. 언어는 무의식적이다길을 걷다가 우연히 아는 사람을 마주쳤다. "안녕하십니까?""아이고! 오랜만입니다. 잘 지내죠? 저 번 장인상 때에는 잊지 않고 부조도 다 해주시고..."이 지인과는 눈을 맞추자 말자 내 마음속에서는, '다른 건 몰라도 그때 고마움의 뜻을 전달해야 한다'는 명령이 제일 먼저 발동되는 것이었다. 언어는 무의식이라 하듯이, 저녁 산책길에 가끔 조우하던 이 사람을 보자마자 무심결에 이런 말이 튀어나오다니!우리는 1초에 수백만 가지 정보를 받아들인다고 한다. 물론 그것이 모두 소위 말하는 정보가 되는 것은 아니고, 그중 의식하는 것이나 깊은 인상을 남기는 것들만 짧은 기억 속으로 편입될 것이다. 나머지 무의식적으로 들어오는 것은 파편화되어 뒤엉켜 있다. 의식아래, 또는 그것과 함께 묻어 .. 2024. 5. 6.
예외가 없는 것이 보편? 1. 예외상태가 일상화되었다.법은 보편적인 것이다. 그런데 현대는 국가 목적 달성, 경제적. 정치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긴급조치가 수시로 이루어지고, 이로써 예외상태가 오히려 일반적이라는 것이다. 말하자면, 일반 상황이 예외적이고, 예외상태가 일반적이라는 것이다. 혹자는, 이로써 민주주의와 절대주의 간 구별이 모호해지는 비식별 영역이 일반적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70, '80년대엔 그런 일이 일상적이었다. 사회 혼란과 타락한 풍습을 바로 잡고, 경제적 위기, 국가 안보상 중대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미명하에 긴급조치가 수시로 내려졌다. 사회가 비상 상황이니, 예외 상태가 작동해 그것이 삶을 지배했다. 그런데 이는, 법이라는 존재에 비춘 설명일 것이다. 근본주의적 사유에 비추면, 법은 상위에서 작동하.. 2024. 5. 5.
약은 약사에게, 소통은 신뢰에게 1. 내가 그렇게 인기 많은 사람?전화할 일도 별로 없는 일상에 광고성 메시지는 엄청 많이 온다. 얄팍한 기념품이나 포인트 제공에 현혹되어 이것저것 등록을 한 것도 부지불식 중에 많았으리라. 아니면, 나에 관한 정보가 불법적으로 유통되어 일거수일투족이 노출되고 그것이 임의의 스펨 문자로 날아드는 것이리라. 자세히 알 수도 없는 경로는 개인 사생활영역을 넘나 든다. 함부로 무엇을 확인하기가 두려워지는 세상이다.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미국에서는 모르는 번호로 걸려오는 전화를 받는 것  자체에서도 순식간에 수천 달러를 날려 버리는 사태가 벌어졌다고 하니,그나마 저장해 놓은 번호외에는 함부로 응답을 하기가 꺼려진다. 이러니, 매체가 넘쳐나는 현실에서도 소통은 단절된다. 무료한 일상을 보내는 연령층에서는, 이런.. 2024. 5.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