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tent="user-scalable=no, initial-scale=1.0, maximum-scale=1.0, minimum-scale=1.0, width=device-width"> 내면의 옹알거림
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106

오늘의 일기 끝! 1. 심리적 시계가 째깍거린다잘 정리된 청과물이 보인다."향이 짙네."산지에서 곧장 실어 온 양파망들이 즐비하다. 이 상품들을 판매하고, 사람들을 유인하는 솜씨가 좋다.'내가 장사를 한다면 저렇게 할 수 있을까?'기교보다는 성격이 맞아떨어져야 가능할 것 같다."에이! 그냥 담아. 집에 가서 살걸 그랬나 후회 말고. 얼마 있지 않아 동날 텐 데..."장바구니를 든 아주머니들을, 때로는 질책하듯이 심리적으로 몰아 가는 품이 호기롭다. 정작 필요한지도 모르는 상품도, 마감 시한이 째깍거릴 땐 괜히 마음이 바빠진다. 그런 심리를 이용하는 것이겠지만, 아무튼 사람들을 끌어 들이는 일에는 성공적이다. 무엇을 향할지 주춤거리기만 하고 있을 뿐, 속칭 돈이 되는 생산적인 일에는 아직도 눈길이 가지 않는다. 이건 이래서.. 2024. 5. 25.
수필 쓰기 1. 수필을 쓴다는 것수필을 쓰는 게 그중 가장 쉬운 것인 줄 생각했다. 시는 수많은 말들을 짧게 압축하는 것이니, 이를 조각하기가 쉽지 않다. 조금 늘이면 감정이 노출되기 쉽고, 고도로 생략하면 추상적인 미사여구 나열에 불과하기 십상이다. 소설은 늘어뜨리는 것으로 어느 정도 절제할 것도 긴장을 풀어헤칠 수는 있겠지만, 장문을 어어야 하니, 그조차 만만찮다. 그 가운데쯤이 수필이라 여기지만, 이번에는 서사가 없다. 요즘에 간혹 느끼는 것이, 수기가 어느 쪽으로 포함되어도 상관없겠지만, 특히 수필과의 한계가 모호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세상에 얼굴을 드러낸 수필을 보면, 개인적 난관을 극복한 것이 감성을 자극하고, 그것에 눈이 많이 간다는 것이다. 사람이라 불가피하게 타인의 고통에 연민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 2024. 5. 24.
읽느라 애 좀 먹습니다 1. 나는 모릅니다책장의 책을 보면 한 번 본 흔적은 있지만 무슨 내용이 있었는지는 잘 기억이 안 난다. 어떤 종류이든 저자는 대단한 노력 끝에 세상에 자신의 저술을 내놓은 것이니, 아무리 쉬운 글이라도 많은 부분을 이해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심지어는, 자기가 써 놓은 글을 읽어도 고개가 갸우뚱거려지는 바에야...한 때는 책의 전쳬 맥락을 알 수 없어 무엇을 읽고, 저자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몰라, 줄거리를 요약하는 작업도 해 봤다. 그러나 대략 비슷하게 이해한 듯한 역자 후기 따위와 대조해 보면, 정말 관계없는 이해를 갖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책을 제대로 읽으려면, 저자가 처한 환경, 분류 돠는 범주, 배경 지식 등을 갖고 대하라 하지만, 그것은 이면으로 그것에 선입견을 가지는 부작용이 있다. 말.. 2024. 5. 22.
줄을 잘 서야지... 1. 가상공간에서 미아가 되다G계정의 안내창에서 제시되는 사항을 임의로 눌러버렸다. 뭔지도 모르고서는 다음 창으로 넘어갈 수 없으니 그러했을 것이다. 여기에 연동되어 잔화번호부 연락처가 몽땅 거기 어딘가로 빨려 들어가 버린 것이다. 친구에게서 걸려 온 전화를 받느라 비로소 알게 된 것이다. 낯선 전화가 걸려 오길래 받을 까를 망설이다가 받았더니, 친구 전화가 아닌가!"너 전화번호 바꿨어?""아니, 그대로인 데.""그런데 네 이름이 표시되지 않지?"암튼 전화를 종료하고 전화번호부 연락처를 열어 보있다. 그랬더니, 아침에 어딘가 문의 전화를 하느라 저장한 번호 외에는 몽땅 사라져 버리고 만 것이 아닌가!그래서 전화 앱 내에서 이 버튼 저 버튼을 누르다가 G계정에 연동되어 그리로 정보가 다 빨려 들어갔다는 팝.. 2024. 5. 21.
믿는다는 것을 믿습니다 1. 믿음과 믿고 싶음믿음과 믿고 싶은 것의 치이는 뭘까?대상을 향해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는 것은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렇지만 믿음은 선험적이며 본질적이라는 뉘앙스가 있는 반면, 믿고 싶은 것은 후험적이며 인위적이라는 느낌이 든다. 어떤 것이든 절대적 신념을 갖는다는 게 놀라운 현상이긴 하다. 세상엔 믿을 게 아무것도 없어 자신조차도 부정하는 마당에 말이다. 요즘은 '어디 마음 둘 데가 없어 '믿고 싶은 것을 하나쯤은 내세우고 싶어 한다. 그것이 물신화를 초래하는 전근대적 사고라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말이다. 그런데 근대성조차도 사실은, 인간에 의한 유토피아를 꿈꾸는 신화가 아닌가?그래서 신화는 끝내 우리를 떠나가지 못하고 유령처럼 배회한다. 이 환상이 현실속으로 침투하면, 그것은 세계가 되기도 한다. 인.. 2024. 5. 20.
구겨 버리지 마세요! 1. 옆에서 거드는 종이오랜만에 종이 노트를 폈다. 전자 노트북이 아니고 말이다. 이전에는 종이 위에다 글을 끄적 거리곤 하던 것이, 이젠 노트북 컴퓨터나 모바일 메모 기능을 이용하다 보니 그것을 사용할 일이 드물다. 혹자는 종이 위에 글을 쓰는 것이, 그것의 미세한 틈으로 스며드는 연필의 사각거리는 느낌이 좋아서라고 하는 표현을 본 적이 있다. 그렇다. 필요하면 즉시로 마음에 들지 않는 내용을 지우고, 곧장 새 내용을 쓸 수 있는 전자 매체가 편리하다. 더욱이, 한 번 쓴 것을 다시 전자 매체로 옮겨 글을 올린다든 지 하는 수고를 들고, 복사해서 붙여 버리면 되니 아주 효율적이다. 그런데 이런 글쓰기는 매끄러운 표면을 거쳐 기호들이 어지럽게 조합해 생각을 표현하지만, 손에서의 감각이 사유 자체를 옮기기.. 2024. 5. 19.
일기, 읽기나 읽는 것인가? 1. 보라고 쓴 일기인 데...책상 의자에 앉아 눈을 올려보니 어릴 때 아들내미가 써놓은 일기장 묶음이 보인다. 초등학교 때 기록한 것이다. 아마 자발적으로라기보다는, 학교 과제로 작성 한 것이리라. 곳곳에는 일기를 쓰기 싫어서 어지러운 필체로 갈긴 부분이랑, 더러는 왜 그것을 남겨야 하는 지에 대한 노골적인 불만 흔적도 보인다. 심지어는 비슷한 내용을 복사하듯이 붙여 놓은 것도 있다. 선생님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일일이 그때 그떄 아들의 심적 상황까지 파악해 가면서 논평을(?) 달아 놓으셨다. 물론 엄마나 나, 제 누이에 대한 불만 사항도 포함되어 있었다. 마치, 언젠가 그 당사자들이 열람할 기회가 있으면 그것을 읽고, 반성에 이르도록 촉구하듯 말이다. 일기는 순수 사적 영역이라 의도적 공개를 전제로.. 2024. 5. 18.
빈 곳이 없는 데, 채우라뇨? 1. 발 닦고 나오지 말고, 나와서 발 닦기'위이잉'청소기가 바닥을 훑어가며 먼지랑 흩어져 있는 작은 조각들을 빨아들인다. 간 밤의 흔적들이 진공청소기 구멍으로 빨려 들어간다. 밤새 속삭이던 사물들의 이야기도 흡입구 앞에서 분해되어 암흑 속으로 돌입한다. 그날의 새로운 서사는 말끔하게 지워진 바탕에 내려앉을 준비를 한다."발바닥 물기 좀 닦고 나와!"방금 화징실을 나오는 순간, 스토리 보드를 얼룩지게 한 탓으로 역정을 듣는다. 어떤 자취를 남겨야 무탈한 것일까?돌아서 봐도 아무것도 눈에 띄지 않아야 한다. 발에 밟히는 것보다는, 눈에 밟히는 것이 더 큰 모양이다. '청소를 하지 않아도 될 만큼 전혀 윤곽이 없는 것이라?'누구든, 무엇이든 그 잔영을 남기게 되어 있는 데...뒤따라 뿌려진 것은 청결의 문제.. 2024. 5. 17.
드라마가 방영된 후에나 각본이 쓰여진다 1. 약속은 사후적으로 하는 것"그런 식으로 말하면 안 되죠!""아니, 그러면 어떻게 하란 말인가요?"소통 원칙은 미리 정해져 있는 것 같아도 그렇지는 않다. 기본적인 예의, 언성의 높이, 주먹다짐을 피해야 한다는 정도이지, 구체적 상황에서는 당사자가 이 규칙을 만들어 가는 것이나 다름없다. 가장 완전하고도 깊은 통찰을 보여주는 논리 정연한 문장도, 사실은 불완전한 것 , '그때 그렇게 대응했어야 했는 데'와 같은 후회나 반성이 가미된 것이다. 지나고 나서 뒤늦은 보충, 미련이 따름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그래서, 압도하는 논리로 상대방을 제압했다는 말은 어째 믿음이 잘 안 가는 것이다. 이 사후적 구성이 사람 사는 세상의 본모습일 것이다. 사전적이라고 함은, 수단. 장치를 예비적으로 갖추는 것뿐이다. .. 2024. 5. 16.
반복이란 말 만 반복된다 1. 전에도 뵈었죠?"네, 네! 작년 것과 별로 변동이 없을 것이라 해서 손을 좀 본 다음에 미리 작성한 양식이거든요."방금 곁을 지나는 데 이런 통화 내용이 새어 나오는 것이다. 아마도 연간 반복되는 것을 대비해 예비하느라 일을 진행하는 것 같다. 요즘은 지난 뉴스를 색인해 보기가 매우 쉽다. 수천만 권 분량의 기사가 인터넷에 가득 저장되어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정말 오롯이 지나간 것이 있을까?현재는 지난 일의 반복이고, 미래는 오늘의 되풀이일 것이다. 해마다 찾아오는 허리케인은 예전에도, 지금도, 다음에도 규모와 시간이 다를 뿐 어김없이 찾아온다. 그럼에도 교훈이라는 건 어떤 사건이 일어났을 때 뿐이다. 여전히 피해 규모를 줄이는 정도뿐이지...그렇다고 역사주의자처럼 역사에는 일정한 법칙이 있다고 .. 2024. 5. 15.